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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지망생이 보낸 마지막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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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지망생이 보낸 마지막 목소리

생명을 살린 안치범씨의 목소리

4년전, 9월 청년 한명이 불이나는 빌라로 뛰어 들어갔다. 그 청년의 이름은 안치범, 화재가 난 빌라의 세입자였다. 그 날 빌라 앞 CCTV에서 가장 먼저 탈출했던 안치범씨가 나타났다. 그는 119에 신고를 하고 다시 건물로 들어갔다. 화재 사실을 모른 채 잠든 이웃을 깨우기 위해서였다. 안씨 덕분에 빌라에 거주하고 있던 주민들은 모두 탈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안씨는 건물 5층에서 유독가스에 질식해 발견된 뒤 병원으로 실려갔으나 11일만에 모두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명을 달리했다.

안씨의 선행은 빌라 내부의 cctv가 없는 탓에 알려지지 않았다가 이웃들의 증언으로 뒤늦게서야 알려질 수 있었다. 같은 빌라에 거주하고 있던 오정환(40)씨를 4년이 지난 지금, 본지가 인터뷰할 수 있었다.

 

-화재 당시 무엇을 하고 계셨나요?

잠을 자고 있었어요. 너무 피곤했던 탓에 침대로 올라가지도 못하고 바닥에서 자고 있었어요. 누가 초인종을 누르더라구요. 이 새벽에 누군가 싶어서 겨우 눈을 떴는데, 집안이 연기로 가득하고 놀라서 현관문을 열려고 하니까 문고리가 뜨거워서 만질 수조차 없더라구요. 누군가가 일어나세요! 하고 소리 지르는 게 들렸어요. 저는 문을 열수가 없어서 화장실로 도망갔어요. 119 구조대가 오기를 기다리려고 했죠.

 

-그게 고 안치범씨의 목소리라고 아셨나요?

그 순간에는 몰랐어요. 나중에 저도 기사를 보고 알았고, cctv도 봤었죠. 그래서 알게 됐습니다.

  

-그 당시를 회상하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끔찍하죠. 저는 바닥에서 자고 있어서 유독가스를 더 깊게 들이마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만약 그때 누군가가 깨워주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 여기에 없지 않았을까요. 그 당시에도 고마운 마음에 인터뷰가 들어오면 꼭 했었어요. 증거가 없다보니 의사자 지정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저의 인터뷰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이었죠.

 

-고 안치범씨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요즘 세상이 각박하잖아요.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저라면 그 분처럼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이 요즘 더 들어요. 내 목숨을 희생하면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을까. 그래서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그리고 들으실 수 없겠지만 정말 감사하다고 꼭 전하고 싶습니다. 덕분에 제가 이곳에 있을 수 있는거라구요. 그리고, 많은 분들께서 이 일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주변에 안치범씨같은 분이 많아요. 그런데 우리는 모르고 살지 않나요. 그런 분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지길 하는 마음이 있어요.

 

성우가 되기를 꿈꿨던 고 안치범씨. 그의 목소리를 비록 우리는 tv에서, 라디오에서 들을 수는 없게 됐지만 그의 마지막 목소리는 생명을 살리는 희망의 목소리였다. 생존자인 오씨의 말대로 고 안치범씨와 같은 의인들은 어느 곳에나 있다. 우리가 차마 알지 못했던 의인들에게, 그리고 우리 이웃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따듯함이 힘든 이 시기에도 활짝 꽃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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