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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여도 괜찮아. 청년꿀벌농부 박넝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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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여도 괜찮아. 청년꿀벌농부 박넝쿨 대표

살면서 요즘이 가장 바빠요. 그래도 지금이 제일 행복합니다.



박넝쿨대표3.JPG


 “초보농부라서 아직 모든 게 서툴러요. 그래도, 지금이 가장 여유롭고 행복합니다.” 

귀농한지 이제 막 2년을 넘긴 초보농부 신비의 박넝쿨대표는 어려보이는 얼굴에 썩 어울리지 

않는 수염을 매만지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특이한 이름 탓에 귀농하면서 개명을 했냐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는 박넝쿨대표는 절대 아니라며 

손사레를 친다. 어머님이 지어주신 이름이라고. 젊은 청년 농부에게 이보다 더 좋은 이름이 있을까. 

처음 만난 자리에서 살갑게 동백차를 내려주는 박대표에게 농부들이 갖는 여유로움이 풍겼다.

처음에는 벌도 키울 줄 몰라 참 많이도 죽인 초보농부라며 인터뷰를 쑥스러워하던 박넝쿨 대표의 

귀농 이야기는 예상보다 더 단단하고 뜻 깊었다.

 

안정적인 삶을 벗어나

 빚쟁이가 집에 들이닥친 것이 14살때였다. 박대표는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가난한 시절을 보냈다. 

박대표의 말로는 ‘흙수저로 시작해 흙수저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대학교 등록금을 내지 

못해 입학이 취소되어 예치금을 돌려받으러 가는 그 길이 너무 비참해서 견딜 수 없었다던 박대표. 


그렇게 대학을 포기하고 박대표는 직업군인을 택했다. 하사로 임관해 그곳에서 병사들을 상담하는 

상담 부사관으로 내리 4년을 근무했다. 그리고 제대 후에는 그 경력을 살려 청소년 상담센터에서 

6년을 근무했다. 


자신과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을 돌보는 게 좋았다던 박대표는 어느 샌가 상담이 주가 아닌 

일들을 하고 있었고, 그것이 옳은 길인지에 대해 항상 의문이 들었다고. 지위와 명성 그리고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었던 그에게 그런 의문들이 몰려들면서 ‘번아웃 증후군’이 발생했다.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사표를 내고 집에서 놀던 그에게 ‘제주도 국민수확단’의 공고가 눈에 들었다.

작은 배낭 하나 메고 제주도로 떠난 그에게 자신보다 한참 어린 귀농청년들이 스스럼없이 형님, 형님하며 

다가왔다. 그들과 어울리면서 그는 그들의 도전정신과 용기, 그리고 여유로움에 반했다. 제주도 생활을 

끝내고 그는 어머니의 고향이던 전라북도 익산의 금마면에 자리를 잡았다.

 

벌농장1.JPG


벌집20개로 시작한 양봉

 할아버지가 양봉을 하셨다. 박대표의 어린 시절에 아버지도 그것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금세 때려치우고 사업을 시작하셨다. 그렇게 가세는 기울었고, 그나마 남은 20개의 

벌집은 양봉을 하던 친척의 손으로 넘어갔다. 그 이후로 박대표의 머리에 양봉이라는 단어는 

희미하게나마도 남아있지 않았다. 금마면으로 돌아왔을 때, 불현 듯 양봉을 해봐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어져왔던 양봉의 대를 자신이 잇는다는 설렘도 있었다. 박대표는 다짜고짜 

친척에게 전화를 걸었다. 친척은 흔쾌히 옛날에 받았던 벌집 20개에 10개를 더 얹어 30개를 주었다. 

그때부터 꿀벌과의 어색한 동거가 시작되었다.

 

바빠진 삶, 여유로워진 마음

 양봉이 그렇게 바쁜 농장일은 아니다. 반나절정도만 투자하면 되는 일임에도 박대표는 요즘이 

살면서 가장 바쁘다. 개인적으로 강의 의뢰가 들어오면 강단에도 선다. 귀농, 귀촌을 원하는 

청년들이나 퇴직한 사람들의 컨설팅 의뢰도 들어온다. 작은 양봉장이지만 양봉 체험을 위한 공간도 

따로 만들어져있다. 꽤 많은 가족단위의 체험객들이 찾아온다. 이것들이 모두 무료로 이루어진다. 


자신을 ‘흙수저’ 출신이라고 소개했음에도 불구하고 돈 욕심이 없는 박대표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선한 영향력으로 다가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그렇기에 그는 직장을 다니던 때보다 

요즘 더 바쁘다. 아침에 알람 없이 새소리를 들으며 일어날 수 있는 이 여유로움이 행복하다는 박대표. 

그렇기에 삶에 지친 사람들이 양봉장에서 쉼을 찾기를 바란다고 한다. 꿀을 만들고, 꿀을 따고, 

벌이 죽고, 벌이 다시 태어나고 다시 꿀을 만드는 자연의 과정에서 차분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박넝쿨대표2.JPG


청년창업농의 정착도움

 박대표는 2018년에 ‘청년창업농’에 지원하여 선발되어 국가의 지원을 받아 신비농장을 열게 되었다. 

우리나가 귀농인구는 매년 약 7만 명 정도씩 증가해 현재까지 약 40만명이 귀농을 선택했다. 

그 중에서도 청년 귀농인들 중 ‘청년창업농’의 지원을 받아 정착 성공을 한 사례가 많은 것을 미루어보아 

해당 지원사업이 성공적으로 실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박대표 또한 이 지원사업으로 인해 신비 농장을 

지금까지 운영해올 수 있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박대표가 진행하고 있는 귀농 컨설팅도 이 지원사업에 관련된 컨설팅이다. 그러니 이런 국가지원 사업을 

잘 활용하라고 말해주고 싶다는 박대표.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진행하는 청년창업농의 선발은 40세 미만의 

청년을 상대로 진행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내용 확인이 가능하다.

벌농장2.JPG

 

 때로는 주변의 유혹에 흔들리기도 한다는 박대표는, “그래도 저는 제 속도로 제가 가야할 길을 

명확히 하고 걸어갈 생각입니다.”라고 강단 있게 말했다. 조금 더 큰 농장, 조금 더 큰 체험장들을 

갖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만의 속도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로 좋은 영향력을 

퍼트릴 수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한다는 박대표는 자신이 돌보고 있는 벌들만큼이나 성실하고 

부지런했다. “언젠가는 더 좋은 환경에서 좋은 일을 할 수 있게 되겠죠.”라고 말하는 박대표의 꿈이 

월동에서 깨어난 벌들의 소리처럼 은은하게 귓가에 머물렀다.

 

<이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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